바이오스피어 2란? 8명이 2년 동안 지구를 복제해 살아본 놀라운 실험

바이오스피어 2란? 8명이 2년 동안 지구를 복제해 살아본 놀라운 실험

최근 아이들과 함께 EBS 과학 생존 프로그램 **〈최후의 인류〉**를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재미있어할 만한 생존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프로그램의 배경이 된 바이오스피어 2(Biosphere 2)​를 찾아보면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공기와 물, 식량, 식물과 동물까지 하나의 거대한 밀폐 공간 안에 만들어 놓고 실제로 사람이 들어가 생활한 실험이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이 실험이 단순한 가상 실험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이 그 안에서 2년 동안 생활했다는 것입니다.

biosphere2



바이오스피어 2란 무엇일까요?

바이오스피어(Biosphere)는 우리말로 생물권이라는 뜻입니다.

지구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생명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Biosphere 1'이라고 표현하고, 인간이 만든 두 번째 생물권이라는 의미에서 'Biosphere 2'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바이오스피어 2는 미국 애리조나 사막에 만들어진 거대한 밀폐형 생태계 시설입니다. 시설 안에는 열대우림, 사막, 사바나, 습지, 바다와 농경지 등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식물만 심은 것이 아니라 토양과 물, 미생물, 곤충과 동물까지 넣었습니다.

지구와 분리된 폐쇄 생태계에서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지를 직접 시험해 보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이런 실험은 미래의 우주 탐사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만약 언젠가 인간이 달이나 화성에 장기간 머물게 된다면 지구처럼 공기와 물, 식량을 계속 공급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제한된 공간 안에서 공기와 물을 순환시키고 식량을 생산하며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바이오스피어 2는 바로 이런 가능성을 실제 규모로 시험한 것이었습니다.



지구의 축소판을 만들다

바이오스피어 2의 규모는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거대한 유리 구조물 안에 여러 생태계를 나누어 만들었고, 농경지를 통해 식량도 생산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사람들은 그 안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생활하면서 필요한 자원을 최대한 내부에서 해결해야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집에서 물을 틀고, 전기를 사용하고, 마트에서 식재료를 사는 것처럼 간단하게 되지 않고, 식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농업부터 시작해야 했습니다.

또한, 물을 사용하면 다시 정화하고 순환시켜야 했고, 사람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도 생태계가 처리해야 했습니다.

바이오스피어란 말 그대로 작은 지구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1991년, 8명의 사람이 바이오스피어 2로 들어갔습니다

1991년 9월 26일.

8명의 참가자가 바이오스피어 2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무려 2년 동안 외부와 최대한 분리된 상태로 생활하는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사람들은 농사를 짓고, 음식을 먹고, 물을 사용하고, 생활하면서 생태계를 관리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될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식량 생산량이 충분하지 않았고 일부 생물은 사라졌습니다. 반대로 예상하지 못했던 곤충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심각한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산소 농도가 크게 감소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식물이 있는데 왜 산소가 부족해졌을까요?

이 부분이 바이오스피어 2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입니다.

시설 안에는 수많은 식물이 있었습니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만들어냅니다. 바이오스피어 2 내에는 식물이 많았으니, 산소가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바이오스피어 2의 대기 중 산소 농도는 폐쇄 후 약 16개월 동안 약 21%에서 14%까지 감소했습니다. 사람이 생활하기에도 부담이 될 정도의 변화였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산소를 그렇게 많이 소비했던 것일까요?

바로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이 중요한 원인이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생태계의 복잡성

이 실험이 흥미로운 이유는 사람들이 자연을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 놓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계속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은 나무와 동물입니다. 하지만 생태계 안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도 끊임없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흙 속의 미생물은 유기물을 분해하고 산소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이런 작은 생물들의 활동이 모이면 결국 거대한 밀폐 공간의 대기 조성까지 바꿀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생태계는 우리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바이오스피어 2의 답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바이오스피어 2는 실패한 실험일까요?

처음 목표만 생각하면 바이오스피어 2는 완벽하게 성공한 실험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산소 농도가 크게 감소했고 식량 생산에도 문제가 생겼으며 생태계의 균형도 예상과 달랐습니다. 하지만 과학에서는 이런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오히려 중요한 발견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바이오스피어 2는 인간이 자연을 작은 공간에 만들어 놓는 것만으로는 지구와 같은 생태계를 쉽게 재현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 하나가 대기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작은 곤충 하나의 증가가 농업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생태계는 각각의 요소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더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바이오스피어 2의 산소 감소에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문제가 있었습니다.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산소를 소비했다면 이산화탄소도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산소가 그렇게 많이 감소했다면 이산화탄소가 엄청나게 증가할 것으로 생각 되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산소 감소량에 비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예상만큼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이산화탄소는 어디로 간 것일까요? 그리고 왜 바퀴벌레와 개미 같은 곤충은 크게 증가했을까요?

이 질문의 답에는 토양 미생물뿐만 아니라 바이오스피어 2의 콘크리트와 생태계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숨어 있습니다.

자연은 위대하다



다음 편에서는

**〈바이오스피어 2의 미스터리|토양 미생물은 왜 산소를 줄이고 바퀴벌레는 폭증했을까?〉**에서는 이 부분을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토양 미생물이 산소를 소비한 과정부터 시작해서, 산소는 크게 줄었는데 이산화탄소는 왜 예상보다 적게 증가했는지, 콘크리트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바퀴벌레와 개미가 왜 크게 증가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바이오스피어 2의 이야기를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연결해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EBS 다큐멘터리 〈최후의 인류〉를 보신다면 2편의 이야기를 같이 나눠보셔도 좋겠습니다. 2편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바이오스피어 2의 미스터리|토양 미생물은 왜 산소를 줄이고 바퀴벌레는 폭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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