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상사란 무엇일까? 14년 차 직장인이 말하는 리더의 조건

좋은 상사란 무엇일까? 

14년 차 직장인이 말하는 리더의 조건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일보다 사람 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역시 '상사'입니다.
저 역시 식품회사 품질 업무를 하며 어느덧 14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선배들에게 배우기 바빴지만, 이제는 어느새 후배들이 더 많은 위치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거울을 보듯 이런 질문을 자주 던지곤 합니다. 

"나는 과연 어떤 상사가 되고 싶은가?"

오늘은 제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 치열하게 느꼈던 세 가지 상사의 유형과, 제가 닮고 싶은 '좋은 상사'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1. 방향성 없는 열정은 독이 된다 : 욕심 많은 상사

욕심이 많은 상사는 회사를, 우리 팀을, 그리고 본인이 더 성장하고 싶어 합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성과를 만들고 싶어 하며, 늘 더 높은 목표를 제시합니다. 이런 열정은 분명 조직에 필요한 동력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욕심이 현실을 뛰어넘을 때 발생합니다.

"이것도 해야 합니다." 

"저것도 중요합니다." 

여기에 새로운 업무가 끊임없이 추가됩니다. 하지만 리소스(사람)와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결국 그 과부하는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전가됩니다. 

직원들은 여러 업무를 동시에 쳐내느라 집중력을 잃고, 하나를 제대로 끝내기도 전에 또 다른 업무에 휩쓸리게 됩니다.

욕심이 많다는 것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리더의 욕심에는 반드시 **'우선순위'**라는 책임이 따라야 합니다.


2. '어떤것을 해야할 지' 정하지 못하는 리더 : 우유부단한 상사

개인적으로 실무자 입장에서 가장 힘든 유형입니다. 

이런 상사는 "모든 일이 다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작 어떤 일을 먼저 끝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오늘은 A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가, 내일은 B가 더 급하다고 말을 바꿉니다. 다음 주가 되면 다시 C가 최우선 과제가 됩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직원들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방향을 수정하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게 됩니다.

좋은 리더는 일을 많이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을지(Drop) 결정하는 사람입니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단순한 일정 관리가 아니라 리더의 가장 중요한 결단입니다.


3. 기다림의 미학을 모르는 속도전 : 성격 급한 상사

성격이 급한 상사는 실행력이 좋습니다. 결정을 빠르게 내리고 행동도 번개 같습니다. 하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숨이 가쁩니다. 직원이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데 결과를 지긋이 기다려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지체되어도 조급함을 참지 못합니다.

"그냥 다른 방법으로 해보자." 

"답답하니 내가 직접 하겠다." 

"이건 다른 사람에게 맡기자."

조금만 기다리면 스스로 해결할 문제임에도 중간에 개입해 맥을 끊어버립니다. 이 경험이 누적되면 직원들은 아주 영악한 생존 전략을 배우게 됩니다. 

'어차피 또 바뀔 텐데 뭐', '조금 버티면 상사가 알아서 하겠지'. 

결국 처음에는 주도적이었던 직원도 점점 수동적으로 변해갑니다. 이는 직원이 게을러져서가 아니라, 상사가 만든 조직의 방식에 적응한 결과일 뿐입니다.


그러면, 좋은 상사는 무엇이 다를까?

제가 14년 동안 지켜본 좋은 상사는 일을 많이 시키는 사람, 본인이 잘 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믿고 성장하게 만드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닮고 싶은 좋은 리더의 모습은 명확합니다.

  •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경계 지어 줍니다.

  • 직원에게 맡긴 일은 끝까지 믿고 기다려 줍니다.

  • 성과가 나오면 팀원들의 공을 먼저 인정합니다.

  • 문제가 생기면 책임은 함께 지고, 성공은 함께 나눕니다.

  • 빠른 결정이 필요할 때와 기다려야 할 때를 영리하게 구분합니다.

리더의 역할은 모든 일을 직접 완수하는 슈퍼맨이 아니라, 팀이 가장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서포터입니다.


"나도 누군가의 선배가 되었다"

예전에는 선배들의 아쉬운 모습을 보며 *'나는 절대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라는 반면교사의 다짐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제가 바로 그 '선배'의 자리에 서 있더군요. 시간은 참 빠르고 무겁습니다.

연차가 쌓이고 후배들이 많아질수록, 업무적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겪었던 아쉬운 리더십을 후배들에게 대물림하지 않는 것, 그것이 제 목표입니다.

물론 후배들이 마음에 안 들 때도 많습니다. 그럴때 한번씩 드는 생각은 "그래, 저사람도 어느 집의 사랑 받는 딸, 아들이지." 싶어서 또 더 잘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내가 겪은 안 좋은 일들을 다 잊어버리고, 후배들은 선배들의 좋은 모습만 기억할 수 있게끔 잘 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후배들이 어려워하지 않고 편하게 질문할 수 있는 선배, 결과가 나올 때까지 묵묵히 믿고 기다려 줄 수 있는 선배, 그리고 성과를 기꺼이 나눌 수 있는 선배. 좋은 상사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을 것입니다. 매일 조금씩 배우고, 고쳐 나가며 후배들과 함께 성장하는 과정 속에 답이 있겠지요.

오늘도 저는 어제보다 아주 조금 더 괜찮은 선배가 되기 위해 다짐해 봅니다.

나는 잘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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